“사회와 민중과 호흡할 때 교회 발전 ‘성장주의’ 고리 끊어야”
“사회와 민중과 호흡할 때 교회 발전 ‘성장주의’ 고리 끊어야”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21.03.17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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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이헌주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1회

[위클리서울=한성욱 선임기자]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단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했다. 한국 사회의 변화와 함께 한국교회도 단기간에 세계적인 부흥과 변화를 겪었다. 20세기 말 대형교회의 등장은 정치·사회적 불안감과 경제성장이 기폭제였다. 그러나 지금 교회는 급성장이 멈추고 퇴보하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권력화된 교회와 교회 세습, 견고한 권위주의와 신앙의 서열화로 인한 신자 양극화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다.

ⓒ위클리서울/
이헌주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위클리서울/ 한성욱 선임기자

한국 기독교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앞장서면서 민족적 지지를 힘입었고, 종전 이후에는 국가재건과 맞물린 다양한 노력을 통해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부 정권과의 결탁과 개교회 이기주의로 인해 정체와 부패의 길을 걸었으며, 교회의 대형화 속에 드러난 자본에 대한 탐욕으로 교회 존재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다.

역사적으로 교회가 깨어 있을 때 국가와 사회가 번영했고, 민족⋅민중과 고락(苦樂)을 나눌 때 교회는 발전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무한경쟁과 서열화, 능력주의, 세습 문화가 교회로 스며들면서 주춤하고 있다. 물론 한국교회 내에 교회 세습 반대와 교회개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 건 아니다.

한국의 교회 세습문화 단절과 올바른 리더십 교체, 공정한 청빙 문화확산을 위해 2002년 11월 출범한 교회개혁실천연대 이헌주 사무국장은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주요 교단에서 ‘세습방지법’이 채택되도록 법적 제도적 지원에 노력해왔지만, 사문화된 법이 되고 있다. ‘사유화’된 교회는 아들에게 대물림되고 교회 지위와 물질, 권력, 권한 등이 그대로 이양되는 혈연적 세습을 포함한 다양한 세습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는 그를 서대문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근의 노동과 인권, 양극화, 이주노동자, 기후환경 문제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많다. 이헌주 사무국장으로부터 교회 세습문제와 사회적 책임, 노동문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산업재해, 교회개혁 문제 등을 짚어 본다.

 

- 한국교회가 급속한 성장을 이뤘지만, 사회적 역할과 함께 변화보다 성장에 너무 함몰됐다는 지적도 있는데.

▲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역사를 보면, 한국 사회와 정치의 등락과 비슷하게 궤를 같이하면서 한국교회도 급속도로 발전과 변화를 이어 왔다. 교회가 경제적으로 안정을 이루고 대형교회도 등장하면서 드러난 문제가 많다. 비대해진 외형과는 다르게 성숙하지 못한 내면이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일반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치가 교회 안에 고착화된 것이 큰 문제다. 성장 위주의 가치와 능력주의의 가치, 근래에는 서열화에 대한 문제들이 교회 안에도 생겨났다. 교회의 본래 목적은 교회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세상이 더 부패하거나 비참해 지지지 않도록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세상이 정의롭고 바르게 갈 수 있도록 교회가 역할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교회와 사회가 성장에 대한 여러 가지 궤를 같이하면서 사회적 일반가치가 교회 안으로 들어오면서 자리를 잡게 됐다. 그로 인해 교회는 성장하고 부와 권력을 가지게 되었는지 몰라도, 하나님 나라와 성경의 가르침과는 다른 부패한 모습을 그 안에서 가지게 됐다.

 

- 세습이 반복되는 이유는.

▲ 세습이 반복된다는 것은 교회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느냐의 문제다. 교회가 예수의 가르침을 제대로 추구하고 있느냐다. 세습문제는 지형이 그리 간단치 않다. 대형교회를 세습하는 문제와 일반 선교지와 가난한 시골 농촌교회를 세습하는 문제를 다르게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빚밖에 없고 가난하고 어려운 교회를 아들 목사가 물려받는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적, 상황적 고민을 이야기하기 전에 교회는 ‘한 개인의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세습의 문제는 교회가 사유화되었기 때문에 나온 문제다, ‘개인의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타인에게 물려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교회에서 한 개인이 누리는 지위와 물질, 권력, 권한 등 모든 것을 아들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주고 자신은 비선적(秘線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든 시도를 차단하는 일이 필요하다. 세습이 반복되는 이유를 다시 정리해 본다면 교회의 성장과 안정에 대한 이유,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불안의 요소, 개교회 문제이니 상관 말라고 하는 개교회 중심주의 등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예수의 가르침과 다르다.

 

- 어떤 형태로 대물림되는가.

▲ 보통 사람들은 세습이라고 하면,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려주는 혈연적 세습만을 이야기하지만, 교회 세습은 단순히 아버지 목사가 아들 목사에게 물려주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세습에는 부자(父子) 세습과 사위세습, 교차세습, 지교회(변칙) 세습, 징검다리(쿠션) 세습, 합병세습 등 종류와 범위도 다양하다.

 

- 뿌리 깊은 혈연주의도 원인일까.

▲ 한 가지 원인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사회문화적인 다양한 원인을 들 수 있다. 첫 번째가 가족주의다. 혈연주의로도 부르는데, 우리의 문화와도 관계가 깊다. 두 번째는 돈에 대한 목회자의 탐욕이다. 여기서 세습이라는 것을 하는 것으로 본다. 세 번째는 살아남기 위한 욕구다. 내가 이것을 물려주었을 때, 만일 다른 사람이 왔다면 내가 여기에서 누려왔던 지위와 여러 가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결국은 세습이라는 다양한 형태를 통해서 여전히 자기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다.

 

- 통제 없는 교회 세습이 가능했던 이유는.

▲ 이런 사회문화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교회의 특정한 문화도 영향을 미친다. 담임목사에 대한 맹종, 교회가 성장한다면 어떤 일도 용서하는 성장지상주의, 특히, 비민주적인 권위주의적 문화도 세습을 가능하게 하는 교회 안의 문화다. 여기에 개인의 탐욕과 이를 견제하지 못하는 교단의 대응도 문제다.

 

- 몇몇 교단에 ‘세습금지법’을 두고 있다. 현실은 어떤가.

▲ 세 개의 교단 한국기독교장로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통합) 교단에 ‘세습금지법’이 있지만, 유명무실하다고 본다. 세습금지법이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서 법을 지켜야 하는 목사, 법을 잘 지키는지 확인하는 성도, 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이를 바로잡기 위한 교단의 노력들이 필요한데 모든 과정이 원활하지 않다고 본다. 목사는 목사대로 탐욕에 눈먼 결정을 내리고 성도들도 안정에 대한 욕구로 세습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있으며, 교단은 세습한 교회를 비호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니 ‘세습금지법’은 사문화된 법이 되어 가고 있다.

 

- 일부에서 세습 자성론이 대두되고 있는데.

▲ 교회를 안정시키고 성장시킨다는 명목으로 해온 세습 과정에서 우리는 ‘불법도 괜찮은가’하는 것을 물어야 한다. 불법을 통해서 혹은 정당하지 않은 과정을 통해서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옳은가를 질문해야 한다. 근래 이런 질문이 많아지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세습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불공정하다는 인식과 신앙적으로 바르지 않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건강한 교회에 대한 높은 의식이 한국교회에 생겨나고 있다. 그리하여 명성교회 불법 세습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명성교회 불법 세습이 기정사실화 되는 과정 가운데 있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앞으로도 교회 안에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질문과 회의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2회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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