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 살고 싶은가... 사소한 일에 귀 기울이라!
행복한 삶 살고 싶은가... 사소한 일에 귀 기울이라!
  • 박신영 기자
  • 승인 2014.06.02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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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의 이런 얘기 저런 삶>


오늘만큼은 일찍 잠들어 버려야겠다, 하고 마음먹게 되는 날이다. 한시바삐 오늘을 마감해 버리고 싶을 만큼 기분이 좋지 않은 하루. 가끔 이렇게 괜히 짜증이 나고, 기분이 나쁜 날이 있다. 뜬금없이 나빠진 기분은 스스로 조차도 당황스러운 일이어서,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일까 찬찬히 하루를 되짚어 봐도, 그럴싸한 존재감을 가진 원인을 발견해 내지 못한다. 머릿속에서 하루 일과들이 모래알처럼 파스스 흩어져 버린다. 다시 차근차근 생각해보기로 한다.

그래, 오늘은 날이 조금 더웠다. 사실 이곳은 항상 덥다. 날이 덥다는 것만으로는 나빠진 기분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고 보니 점심시간의 일도 있었다. 공지를 확인해보니 오늘 학식은 오므라이스가 나온다고 했다. 50분부터 시작하는 학식을 먹기 위해 조금 일찌감치 도착해 줄을 섰다. 그렇게 15분 정도를 기다렸다. 정각이 되어도 배식이 시작되지 않았다. 영양사선생님이 나오셔서 뭔가 늦어지고 있다고 알렸다. 굉장히 성의 없는 통보에 솔직히 조금 기분이 상했다. 그리고도 10분정도를 더 기다려야 했다. 괜히 학식 먹으러 왔나, 약간 후회감이 들려는 찰나, 급식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25분간 날 기다리게 만든 오므라이스는 계란이 거의 셀로판지처럼 얇았다. 젓가락으로 집어 들면 노랗게 반대편이 비춰보였다. 이렇게 종잇장처럼 얇게 부치는 것도 실력이다 빈정거리며 한입 떠서 입에 넣었다. 계란의 향만 살짝 가미된 오므라이스를 가장한 볶음밥은 설상가상, 조금 싱거웠다. 25분을 기다린 대가치곤 참 부실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화가 난다거나 하진 않았다. 조금 유쾌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점심시간은 넉넉했고, 애초부터 학식에 큰 기대를 걸진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뜻밖에 몇십 분을 기다려야 한 것을 제외하곤, 뭐 그렇게 크게 인상적이지도 않은 사건에 불과했다.




# 일러스트 정다은 기자 panda157@naver.com



학생식당과의 거리는 그다지 멀진 않지만, 햇볕이 너무 뜨거워 잠깐 걸었을 뿐인데 손바닥과 손등의 경계가 생길만큼 새카맣게 타버리고 말았다. 아마 새로 산 스프레이형 선블럭이 기대한 만큼의 기능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1+1 세일을 하기에 덜컥 사버렸는데, 어리석은 구매를 해버렸다는 후회감이 밀려들었다. 까맣게 타버린 손등이 보기 밉다는 생각과 두 개나 되는 선 스프레이를 어쩌면 좋나 하는 생각이 동시에 나를 괴롭게 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도 등 뒤로 땀이 맺혔다. 머리털이 햇빛을 죄다 흡수해서 두피가 익을 것 같은 느낌. 이곳의 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햇빛 때문인지 뭔지 모르지만 찌푸린 인상을 펴기가 힘들었다.

소소한 불운은 그밖에도 꽤 있었다. 수업시간에는 프린트 물을 잘못 인쇄해가서 수업시간을 7분 남겨놓고 다시 인쇄하러 뛰어가야만 했고, 새로 산 신발은 썩 마음에 들었지만 아직 길이 들지 않아 발이 피곤했다. 누군가 던진 농담이 꽤 무례해 웃으며 넘기기 힘들었고, 자판기에는 마시려던 음료수가 품절이었다. 이렇게 나열해 보자면 대단히 불운한 날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 하나 따져보면 사실 이만큼 기분 나빠질 만큼의 큰 사건은 없었다. 어찌보면 굉장히 평범한 하루. 나는 그저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상당히 피곤하고 기분이 나빠져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짜증스럽고, 또 그만큼 당황스럽다. 딱히 기분나쁠만한 특별한 일도 없었는데, 이 나쁜 기분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였을까.

생각보다 소소한 일들이 가지는 영향력은 작지 않다. 아무런 힘도 없을 것 같아 보이는 자그마한 일들이 내 하루를 좌지우지한다. 내 기억 속 누군가가 내게 자신의 새로운 다짐에 대해 말해준 적이 있었다. 그 말을 한 사람은 이젠 누구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지만, 그 말 만큼은 상당히 독특해서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웃는 자신의 얼굴을 5초간 바라보기. 그것이 자신의 새로운 계획이라고 했다. 가능하면 평생 함께할 습관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고 했었다. 엑, 그게 뭐야, 하는 듯한 내 표정을 보고, 그 누군가는 나에게 그런 습관이 자신의 하루를 얼마나 활기차고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역설했었다. 그 말을 들을 당시에는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겠는가 하는 의심을 했었다. 하지만 잠자리에 누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말이 상당히 타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기분은 마치 눈덩이와 같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아주 자그마한 생각이, 주변의 다른 것들을 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끼쳐 점점 덩치를 불린다. 사소한 것이다. 그저 예상보다 점심이 늦는다든가 하는. 사소한 불쾌함이 또 다시 음식에 대한 불만으로, 날씨에 대한 불만으로… 그런 식으로 점점 불어난다. 불쾌한 기분으론 햇볕 내리쬐는 화창한 날씨가 짜증스러움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작은 불쾌는 결국 덩치를 불리고 불려, 스스로도 깜짝 놀랄 만큼 거대해져 하루를 망쳐버리고 마는 것이다. 시작은 아마 거기서 부터였으리라.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온수로 샤워를 했다. 피곤한 몸에 따뜻한 물이 닿으니 금세 노곤해진다.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온수로 샤워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거의 반시간 동안 샤워를 했다. 새 신발로 욱신거리는 발도 주물러 풀어준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바람이 창을 통해 들어온다. 해가 지면 낮의 지글거리던 더위가 거짓말처럼 느껴질 만큼 선선하다. 물기가 증발하며 약간 썰렁할 정도의 기분 좋은 바람. 아직 한 여름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 머리를 털어 말리며 차를 한잔 끓였다. 이번에 새로 산 차는 향이 달콤하다. 찬장에서 쿠키 하나를 꺼내 차와 함께 먹었다. 그리고 깨닫는다. 아까까지의 나쁜 기분이 모두 괜찮아져 있다는 것을. 사소한 것이 내 하루를 결정지어버리는 것은 조금 억울한 일이다. 하루 종일 기분 나쁜 일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일들이 마일리지 쌓이듯 쌓여 내 하루가 불쾌함에 잠식당해 버린다. 식당에서 밥이 조금 늦게 나온 일 따위로 내 하루가 망쳐졌다고 생각하면 정말이지 억울하다. 나는 그 정도로 인내가 없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그렇게 화가 나지도 않았는데!

하루 종일 사소하게 기분 나쁜 일을 만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기분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우리는 접근을 좀 달리 해보아야 한다. 사소한 일이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가진다는 말은, 곧 사소한 좋은 일 역시 내 하루를 종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자그마한 행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내 하루를 행복감에 퐁당 적셔줄 수도 있다. 기분 나쁠만한 일을 마주하게 되더라도, 불평하는 마음은 가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자그마한 행복에도 열과 성을 다해 그 행복감을 만끽하려 노력하는 것이 행복한 하루를 만든다. 이렇게 사소한 일에 그렇게 신경 써야 하나 싶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사소한 일들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게다가 사소한 만큼, 불쾌함을 극복해내기도 쉽고, 행복할 일도 많다. 내가 그 식당에서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시계 분침을 쳐다보는 대신, 예기치 못한 조리 시간 초과로 조리실 안에서 분주하시던 어머니들의 모습을 조금 더 눈여겨 볼 수 있었다면. ‘괜찮은데, 점심시간은 많이 남았으니까 그렇게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오므라이스가 맛이 좀 덜해도 그냥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내 기억 속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었다. 하루를 웃는 얼굴을 마주하며 시작한다면,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웃는 낯으로 인사하게 될 것이고, 내 웃는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들도 웃어 줄 것이고, 그런 모습을 보는 내 아침은 내내 행복하게 될 것이고, 행복한 아침을 보낸 나는 그렇지 못한 아침을 보낸 나보다 훨씬 긍정적일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 덕분에 마음의 여유가 넉넉하게 생기게 될 것이며, 하루 일과 중 어려운 문제에 부딪힌다 하더라도, 긍정적으로, 또 활기차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부정적으로 접근할 때보다 결과도 더 좋을 것이고, 결과가 좋으니 기분이 좋을 것이고, 그렇게 하루 종일 즐겁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모든 것은 단지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웃는 5초가 만들어 주는 마법 같은 기적이 아닌가. 투자 대비 기가 막힌 효과다. 사소한 것들이 하루를 바꾼다. 그런 하루들이 모이면, 내 인생이 바뀐다. 단지 작은 태도의 차이일 뿐이다. 그 차이가 내 삶을 행복하게 만들지, 혹은 불평가득하게 만들지를 결정한다.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사소한 행복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psy5432@nate.com <박신영님은 법학전문대학원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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