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의 상징, 민주화 본산 말살 행위"
"한국 가톨릭의 상징, 민주화 본산 말살 행위"
  • 승인 2011.11.0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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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재개발, 문화재청 부결 불구 서울대교구 등 무리하게 강행



명동성당 재개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역사적 가치의 훼손과 연약한 지반, 명동 경관 파괴 등의 문제로 명동성당 재개발을 위한 현상변경 허가를 번번이 부결했었다. 그러나 서울대교구와 정진석 추기경이 이를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문화유산연대,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리슨투더시티로 구성된 ‘명동성당재개발반대대책위원회가 2일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재개발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국가사적 지정 후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명동성당 서울대교구가 지난달 29일 문화재 발굴지를 불법으로 훼손해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틀 후인 31일에도 또다시 불법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황 소장은 “명동성당 재개발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가톨릭의 상징을 말살하는 것”이며 “한국 민주화 본산을 지워버리고 문화유산을 능멸하는 행위”라고 우려했다.




명동성당재개발대책위는 “우리는 이같이 황당한 불법 행위를 포착하고 경찰서에 신고해 훼손행위를 저지했으며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대교구 측에 “모든 불법 행위를 중지하고 정밀한 발굴조사가 될 수 있도록 방해 행위를 그만해야 한다”며 “나아가 명동성당 재개발을 취소하고 한국가톨릭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원형으로 보존하고 성당 전체를 국가사적으로 지정 요청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성당 본관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 구주교관 건축물을 국가 사적으로 지정하고 역사적 의미가 큰 명동성당을 영원히 보존해야 할 것”이라며 “정교 유착과 물신주의로 재개발을 밀어붙이는 정진석 추기경은 서울교구장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문화재청에 대해 명동성당 전체 구역을 옛 주교관 건물(1890년 준공)을 포함해 ‘국가사적으로 가지정’한 후 정밀한 실측조사, 발굴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덧붙여 시민사회 전문가를 포함한 ‘명동성당 문화재조사 위원회’를 구성, 현장의 감시, 감독, 지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벽돌 배수관로가 발견된 장소에 “조선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수많은 문화유적들이 매장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고종이 대사성·이조참의인 윤정현에게 하사한 땅으로 수십 칸의 한옥 건물이 있었던 땅이다. 옛 서울대교구가 이 땅과 집을 그의 아들 윤태경에게서 매입해 고아원과 수녀원을 짓기도 했고(1888~89년께 목조 2층), 1890년에는 옛 주교관을 지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배수로는 명동성당과 옛 주교관에 사용된 동일한 종류의 적색과 흑색의 벽돌로 만들어진 것으로 옛 고아원 혹은 옛 주교관을 위한 배수시설로 판단된다”고 했다.

서울대교구는 2009년부터 명동성당 재개발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달 29일 명동성당 입구 북쪽 주차장 일대의 바닥 지하층에서 19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벽돌 배수관로 시설이 발견됐다. 서울대교구는 재개발 공사를 중단, 문화재청과 유적발굴 등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지난달 중순 시작한 명동성당 재개발은 2014년까지 계속된다. 서울대교구는 배수관로가 발견된 곳에 주차장,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신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강의 시설과 편의 시설, 만남·소통의 공간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공간 확보가 요구되고 있으며 건물 안전성 판정을 받은 만큼 문제없다”고 밝혀 향후 진행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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