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육 문제점 폭넓은 시각에서 비판, 현실적 대안 제시”
“어린이 교육 문제점 폭넓은 시각에서 비판, 현실적 대안 제시”
  • 승인 2011.10.29 2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산 정약용’ 재조명 학술대회 열려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실학을 집대성한 조선후기 학자 정약용은 어린이ㆍ청소년 교육에도 많은 공헌을 했지만 이 부분은 다른 업적에 가려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는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다산학술문화재단이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정약용의 아동 교육론` 발표를 통해 다산의 이런 면모를 집중 조명했다. 안 교수는 "어린이 교육의 문제점을 폭넓은 시각에서 비판하고 현실적 대안을 제시한 200년전 다산의 견해는 오늘날에도 되새겨 볼만한 내용이 많다"고 강조했다.




다산이 설계한 어린이 교육의 구상은 1800년 유배된 뒤 강진 등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얻은 경험의 결과물이다. 다산은 교육의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소외된 지역, 특히 대대로 서울에 살면서 벼슬을 하던 경화세족(京華世族)이 아닌 시골의 토족이나 중인, 평민 가정의 어린이들을 가르쳤으며 과거시험을 교육 목표로 삼지 않았다.

다산은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려고 노력했다. 공부 의욕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공부를 통해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며 학습 의욕을 북돋아줬다는 게 안 교수의 설명이다.

1807년 형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사촌서실(沙村書室)을 열었을 때 다산은 이런 글을 썼다.

"누에 치는 집에 잠박(蠶箔)이 몇 종 있다. 큰 것은 잠실(蠶室)의 4분의 1이다. 큰 잠박을 보고는 부러워하지 않는 이가 없는 반면 좁은 상자에서 있는 것을 보고는 비웃지 않는 이가 없다. 그러나 현명한 여자가 좋은 뽕잎으로 법에 따라 먹이면 (어떤 잠박이든) 세 번 자고 세 번 깨어나서 성숙한 뒤에는 실을 토해내어 고치를 만들고 사람들은 고치를 켜 실을 만든다. 조그만 잠박의 누에라고 해서 큰 잠박의 누에와 다르지 않다."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잘만 교육시키면 성인도 되고 뛰어난 문장가도 되며 세상을 경륜할 경세가도 만들 수 있다는 것. 안 교수는 "다산이 1807년 흑산도에서 쓴 글 중에서 `어떤 누에든 세 번 자고 세 번 깨어나 실을 토해내 고치를 만든다. 조그만 잠박(蠶箔ㆍ누에 치는 채반)의 누에라고 해서 큰 잠박의 누에와 다르지 않다"며 "이는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교육을 잘 시키면 성인도 되고 뛰어난 문장가도 되며 세상을 경륜할 경세가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산은 또 나름의 분석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제대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날은 300일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글을 읽는 기간은 대개 8∼16세인데 이 중 8∼11세는 철이 안 들어 글을 읽어도 의미를 모르고 15∼16세는 음양의 기호(嗜好)가 생기고 물욕이 마음을 분산시켜 독서는 주로 12∼14세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여름은 몹시 덥고 봄, 가을은 놀기에 좋아 실제 독서기간은 9월에서 이듬해 2월까지 180일, 3년을 합치면 모두 540일인데 명절과 질병, 우환을 겪는 날을 빼면 300일쯤밖에 안 된다고 했다.

안 교수는 "다산은 또 지역과 신분, 능력 차이를 극복한 교육에 큰 관심을 기울였으며, 특히 지식 자체를 가르쳐주기보다 지식을 얻는 방법을 가르치고자 했다"고 했다.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전통적인 인문 개념과 정약용의 공부법(임형택 성균관대 교수), 다산 교육론의 두 과녁: 성인과 상제(정순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다산의 교육사상과 그것의 현재적 메시지(서명석 제주대 교수)를 주제로 한 발표도 이뤄졌다. 오진석 기자 ojster@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