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한 학교, 바로 서울시교육청이 할 일"
"평등한 학교, 바로 서울시교육청이 할 일"
  • 한국어교육신문
  • 승인 2019.07.0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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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파업대회 연대사... 이윤경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
7월 4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철폐 등을 내걸고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파업대회가 열렸다. 다음은 이날 파업대회에 참석한 이윤경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의 연대사 전문이다. (편집자)

 

7월 4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개최된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대회. (사진 :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7월 4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개최된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대회. (사진 :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저는 스물 한 살과 열 다섯 살 두 아이의 엄마이고, 중학교 학부모회장이자 학교운영위원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학부모이자 예비 김용균들의 엄마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파업 관련 기사들에 댓글을 보면 다짜고짜 상처 주는 말들이 참 많습니다. 악의적인 대립 구도로 쓰여진 기사들이 그렇게 유도하기도 합니다. 그 댓글 중엔 잘 몰라서 쓴 글도 있고, 너무 잘 알아서 조목조목 따지는 글도 있었습니다. 파업하시는 분들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도대체 왜? 굳이 이런 글을 올리는 걸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하철이 파업해도 괜찮다고 응원했던 민주시민들이, 아파트 경비실에 에어컨을 놓자고 하는 선한 이웃들이, 왜 유독 학교 문제에만 아이들에게 갈 교육 예산 운운하면서 날을 세우는지 궁금했습니다. 아직 정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어쩌면 그 이유는 '그렇게 학습되어져 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집에서 가사노동은 엄마가 무보수로 담당하는 것이 당연했던 것처럼,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 외에 나머지 일은 선생님이라고 불리지 못하는 분들이 당연히 해야 하는 별로 안 중요한 일로 보고 자란 것은 아닐까…

그 기준으로 보니까, 예전엔 지금보다 훨씬 적게 받고도 일했는데, 언제든지 내보낼 수도 있었는데, 근무 환경도 많이 좋아졌는데 배부른 소리 한다는 거죠. 모든 사람에겐 배울 점이 있으니 '선생님'이라고 부르자는 운동도, 학교를 뺀 마을에만 해당되는 것이고요.

 

7월 4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개최된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대회에서 이윤경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이 연대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7월 4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개최된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대회에서 이윤경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이 연대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이렇게 오랜 시간 길들여진 생각들을 깬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파업에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보면서 희망이 생겼습니다. 작년에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우리는 너희와 다르다’고 외쳤던 청소년들이, 우리 세대가 바꾸지 못한 철옹성 같은 학교를 기어이 바꾸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사회를 배웁니다. 처음 접하는 사회에서 차별과 계급이 당연시 된다면, 결국 갑질이 왜 나쁜지 모르는 어른으로 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1급 정교사인지 기간제 교사인지, 영양교사인지 영양사인지, 선생님인지 아줌마인지, 학생 학부모는 궁금하지 않으니 굳이 알려주실 필요 없습니다. 

이런 서열문화는,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길러낸다는 교육의 목적에 걸림돌이 되는 청산해야 할 적폐입니다. 다른 공공기관보다 (서울시)교육청이 먼저 비정규직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형평성을 고민하며 눈치 볼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앞장 서서 평등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바로 (서울시)교육청이 할 일입니다. 민주시민 교육은 부서를 만들고, 담당자를 세우고, 과목을 개설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민주적인 학교, 차별없는 학교, 노동이 존중되는 학교를 만들면 되는 것입니다. 갑과 을이 없는 평등한 학교에서 배운 학생들이,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겁니다. 

학부모가 지켜내야 하는 건 아이들에게 가야 할 교육 예산이 아니라, 촘촘하게 줄 세우는 서열화된 학교, 노동에 급을 매기는 계급화된 학교, 학벌과 자격증이 경력보다 중시되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잘못된 고정관념을 배우게 될 것을 더 심각하게 생각하고 바꿔내야 하는 겁니다. 

사용자인 (서울시)교육감이 해야 할 일 역시, 제도와 예산을 탓하지 말고 그 벽을 깨면서라도 교육적인 학교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반교육적인 서열과 차별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주십시오. 필요하다면, 교사체험을 하셨던 것처럼 학교 비정규직으로 살아보기 체험도 권해 드립니다.

덧붙여, 행정을 제대로 못해 빚어진 현장의 혼란에 대해, 모든 교육 가족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하철 파업 때 서울시장이 사과했던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이 아닌 교육청 홈페이지가 공식 채널입니다. 해당 학교에서 각자 안내하라는 것은, 아직도 학교를 잘 몰라서 하는 탁상행정입니다. 실제, 여기서 가까운 모 중학교에선 3일간 매일 체험학습을 보내면서 파업에 대한 가정통신문도 없었다고 합니다. 

조합원이지만 미안해하며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학교도,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파업에 대한 안내는 해야 한다고 봅니다. 학사일정에 변동이 없으니 알 필요 없다는 태도는, 알려주는 것만 알아라 하는 갑의 입장인 것입니다. 필요할 때만 부르고, 필요한 것만 알려줄 거면 학부모를 교육주체라고 부르지도 마십시오.

 

7월 4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7월 4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

얼마 전, 고교급식왕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그 프로그램에서 특성화고 학생들이 학교 급식실에서 급식을 만들면서 급식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급식노동자분들의 노동의 가치를 체험하며 깨닫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것을 보고, 그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해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것이 장래희망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엔 너무나 많은 김용균들이 있습니다. 우리 가족들이, 이웃이, 친구가 모두 김용균들입니다. 비정규직이라는 단어가 사라지는 사회, 차별과 서열화가 없어지는 사회를 위해 참교육학부모회는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비정규직 철폐!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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