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④]급증하는 한국어 어학연수생 문제점은?
[기획④]급증하는 한국어 어학연수생 문제점은?
  • 채송화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4.22 10: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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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국내 대학 기관에서의 한국어 교육,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

[창간기획] 한국어교육, 과연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

- 국내 대학기관 한국어교육의 현황과 문제점을 중심으로

1편 : 당신은 왜 한국어교원이 되려고 했나요?

2편 : 국내 대학부설 한국어교육기관에서의 한국어교원의 역할

3편 : 국내 대학 부설 한국어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의 현황 : 넘쳐나는 한국어 연수생, 그 허와 실은 무엇인가?

4편 : 한국어교육의 문제점 : 한국어교원, 학생, 교육기관 그리고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5편 : 한국어교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더 나은 한국어교육 현장을 위한 제언

 
이 글은 한국어교육 현장의 현황과 문제점을 중심으로 더 나은 한국어교육, 한국어 교사의 더 나은 처우 개선을 위해 한국어 교사들과 같이 공감대를 나누기 위한 글입니다. 한국어교원으로서 필자의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글이며, 한국어교육의 전체 사례를 반영한 글은 아님을 밝힙니다. <한국어교육신문>

 

최근 대학 부설 한국어교육기관의 한국어 어학연수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최근 대학 부설 한국어교육기관의 한국어 어학연수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한국어 어학연수생. 과연 그들로 인해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는 어떤 문제들이 생기게 될까?

본 글에서는 대학 부설 한국어 교실에서 일하는 한국어 교사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중심으로 정리를 해 보겠다.

 

순수한 한국어연수 학습자들에게 피해 돌아가 

 

먼저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순수한 어학연수 목적의 학습자들이다. 한 나라에서 수백 명씩 한꺼번에 어학연수를 오는 경우에, 그중 많은 학생들은 한국어 학습보다는 아르바이트 등에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수업에 참석하는 이유는 어학연수생 신분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국에 체류하고자 함이다. 어학연수생의 경우 어학 수업 참석률 70% 이상이 되어야 비자 연장이 가능하다(최초 6개월 어학연수생 비자로 한국에 입국 후 연장을 통해 최대 2년까지 체류가 가능하다).

그들은 수업에 참석하지만 실제로 한국어를 배우는 데는 큰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생들로 인해 수업 분위기는 엉망이 되곤 한다. 한국어 수업은 개인 과외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가능한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대다수의 학습자들이 이해를 못하는데 교사는 한두 명만 이해했다고 진도를 나가기는 어렵다. 성실히 공부하는 학습자들은 이러한 학습 분위기에서 제대로 된 수업을 받을 수가 없게 된다. 더군다나 한국어는 어학 수업이다. 말하기나 실제적인 과제를 통한 학습이 중요한 부분인데 이런 교실에서 제대로 된 연습이 가능할 수가 없다. 결국 한국어를 배울 목적으로 한국에 온 유럽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 출신의 학생들은 한국의 교실에서 제대로 한국어를 배우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나라로의 어학연수. 돈도 많이 들고 여러 가지 어려움도 예상되는 일로 쉽게 결정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국어 교실에 있는 순수한 어학연수 목적의 학습자들은 그들 인생에서 큰 결정을 하고 한국으로 어학연수를 왔을 텐데, 한국어의 본거지인 한국의 한국어 교실에서 양질의 수업을 들을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순수한 어학연수 목적의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어 교실에서 만나는 일부 한국어 학습에 관심이 없는 학습자 때문에 피해를 볼 뿐 아니라, 일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한국어 교사로부터 한국어를 배우기도 한다. 보통 대학 부설 한국어 교육센터에서는 ‘한국어교원자격증’을 갖춘 석사 이상의 경력자들로 ‘시범강의’와 ‘면접’이라는 과정을 거쳐 한국어 교사를 선발한다. 그런데 갑자기 학생들이 수백 명씩 입학하게 되면 한국어 교사도 수십 명을 단기간에 뽑아야 한다. 그러면 기존과 같이 충분한 검증을 통해 교사를 뽑기가 어렵게 된다. 갑자기 양질의 교사가 대기하고 있다가 그 학교가 원할 때 나타나 주는 것은 아니니까… 이런 경우에 결국은 학교도 교사도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한국어 교사를 뽑게 되고, 교사들은 별도의 교육이나 연수 과정 없이 곧장 한국어 수업에 투입이 된다. 이렇게 뽑힌 일부 교사 중에는 한국어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한국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수업에서 가끔씩 실수를 하기도 한다. 이런 사례를 옆에서 가끔 목격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기존에 있던 한국어 교사가 그 반을 대신 가르칠 수도 없고 별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런 한국어 교사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는 그냥 운이 없다고 할 수밖에...

어쩌면 그 학생들은 운이 없는 게 아니라 누군가 알면서도 여러 가지 사유로 이런 상황을 만들었고, 그들은 그에 따른 희생양이라고 봐야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 때문에, 그리고 누구 때문에 그런 상황에 처해지게 된 건지 결코 알 수가 없다. 동일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모두 같은 금액의 학비를 냈지만 그들이 받는 수업의 질은 결코 균일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이렇게 갑자기 선발된 교사들은 교사들 나름대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학교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교육을 받지 못하고, 또한 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급반의 수업을 맡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그 교사 스스로는 의도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수업이 주는 압박감 등 때문에 갑자기 수업을 못하겠다고 결정을 내리고는 일방적으로 학교에 통보를 하기도 한다. 그러면 기존에 있던 교사들이 대신 그 반 수업을 번갈아 가면서 맡기도 하고, 급하게 또 다른 교사를 수소문해서 구하기도 한다. 결국 아무런 준비도 없이 수업을 들어가기도 하고 그 속에서 양질의 수업을 결코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한국어교사의 효능감이 떨어진다 

 

다음으로, 급격한 한국어 어학연수생의 유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두 번째 문제로는 교사 효능감 저하를 들 수 있다.

갑자기 한국어 교실에 왔던 많은 어학연수생은 들어왔었던 것처럼 정말 한순간에 한국어 교실에서 사라진다. 가령, 평균 200여 명 정도의 어학연수생을 운영하던 학교가 어느 순간 1,000여 명에 가까운 어학연수생을 어느 한 학기에 유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계속 그렇게 많은 학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므로 보통 6개월~1년 만에 다시 그 학교의 연수생은 200명 선으로 줄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줄어든 학생 수만큼 한국어 교사도 필요 없게 된다. 보통 특정 한 나라에서 한꺼번에 어학연수생들이 오게 되면 최소 500명 이상이고 1,000명이나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 그들을 가르치기 위해 갑자기 많은 한국어 교사를 고용하게 되고, 또 같은 방식으로 한국어 교사들은 6개월 정도 일한 후부터 '해고 통보'(?)를 받는다(아니다. 정규직으로 고용된 적이 없으므로 '해고'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냥 계약 연장을 안 할 뿐이다). 이게 석사 이상의 학위를 받고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가진 한국어 교사의 현실이다.

더 나아가 ‘해고 명단'(?)을 작성하는 방법도 학교마다 다양하다. 한국어 교육센터에는 보통 ‘급주임’이라 불리우는, 사실 그들도 일반 한국어 교사와 별로 다를 게 없는 아르바이트 단기 계약직이 대부분이지만 학교에서는 그들에게 ‘코디’나 ‘급주임’이라는 직위(?)를 부여하여 한국어 교사를 관리하게 한다. 어떤 학교에서는 급주임이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그때그때 기준을 만들기도 한다. 아니면 소위 한국어 교육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실에서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서 그 기준대로 교사를 평가하고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해고 명단을 작성하기도 한다. 그 평가 기준을 보면, 이미 자격이 충분한 한국어 교사를 대상으로 다시 ‘시범강의’를 시키기도 한다. 이 상황까지 오면 한국어 교사로서의 교사 효능감은 이미 바닥으로 떨어질 대로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한국어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계약 연장을 못 해 준다고 하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수긍하고 다른 자리를 알아보거나, 행정실 직원 앞에서 한국어 교사가 시범강의를 해야 한다고 하면 그 명단에 끼지 않고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시강을 하는 것 뿐.

이쯤 되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사랑해서, 그리고 한국어를 가르치며 보람을 느끼고자 한국어 교육을 시작한 교사도 '한국어 교사'라는 일에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한국어에 별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앉아 있는 교실에서 하는 수업은 자괴감을 느끼게 하고, 옆에서 동료가 그렇게 무기력하게 해고당해서 나가는 모습을 보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학교에서 한국어 교사의 위치를 새삼 느끼며 더 큰 자괴감을 느낀다. 학교에서 한국어 교사는 일회용 소모품이다. 언제나 대체 가능한... 학교가 필요로 할 때마다 한국어 교사는 3개월 단기 계약직을 마다하지 않고 물밀 듯이 지원하니까...

지금까지 한국어 교사로서 한국어 교실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살펴봤다. 이게 정말 모두 문제가 맞는지, 혹은 다른 문제가 없는 건지까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어 교사들이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몇 가지는 이야기를 한 것 같다.

그럼, 앞으로 한국어 교사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한국어 교사, 학생, 그리고 한국어 교육센터가 다같이 머리 맞대고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 무엇보다 문제가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 직시해야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 먼저 문제점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해결 방법 찾기, 한국어 교사들에게 주어진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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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6 10:51:56
기사 잘 읽었습니다. 공감합니다.

한국어 교원 전용 근로 감독 부서 개설을 위한 국민 청원입니다.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79739